[목회칼럼] 2021.09.12 생일의 의미

시골에서 자란 저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것이 전부라고 알고 자랐습니다. 생일이라고 하여 선물을 받는 것은 보도 듣도 못했던 일이고, 생일 케익은 부호들이나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을 기억해 주는 것 그리고 미역국과 특별한 반찬 한 두 가지를 차려 주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반면, 제 아내는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생일에는 언제나 선물과 케이크가 있어야 하는 줄 알고 자랐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생일을 맞으면 모두가 모여 함께 식사를 하면서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저는 처가의 문화에 적응 하느라 잠시 애를 먹었습니다. 내 생일이라고 해서 선물을 받는 것도 익숙치 않았고 선물을 하는 것도 때로 부담이 되었습니다. 생일마다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도 허비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감정을 내려 놓고 한 마음으로 즐기기 까지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결국에는 처가의 문화가 더 좋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생일에 축하 받는 것에 완전히 적응 되지 못했습니다.

생일에 축하 받는 것으로 인해 때로 불편을 느끼다 보니, 그 때마다 생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생일은 축하 받는 날이기도 하지만 감사하는 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일을 맞았을 때면 당연히 축하해 주어야 하지만, 생일을 맞은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의 선물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양육의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부모님께 감사를 드려야 마땅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부터는 생일을 맞을 때마다 감사 드리는 것에 마음을 썼습니다. 감사 헌금을 드리는 것은 그 전부터 해 오던 일이었는데,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기쁨으로 행했습니다. 또한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살 때는 감사의 선물을 마련하여 찾아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기쁨이 더 커졌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생명의 선물이 더욱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의 생일을 맞습니다. 우리 교회가 생일을 맞을 때마다 찾아와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의 모 교회인 와싱톤한인교회 교우들이 그렇게 하십니다. 직접 찾아 오지 못하시더라도 이 날을 기억하고 기도로 축복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이 축하를 당연하게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로서는 다 알 수 없는 섭리 가운데 우리 교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산파의 역할을 해 주신 교우들께 그리고 지체가 되어 헌신해 오신 모든 교우들과 목회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의 표현으로서 오늘 우리는 특별헌금을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하자면 생일감사헌금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 헌금 중 1만 달러는 The Message Retreat을 지원하여 어려운 교회들을 돕고, 나머지는 UMCOR에 보내어 아이티 지진피해자들과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돕는 일에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에 대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이웃에 대한 거룩한 부담을 안고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