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1.05.09 무한책임의 부름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자녀들과 함께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하고 돌아 왔습니다. 아직은 주일을 비울 수가 없어서 일정을 짧게
잡았습니다. 다만, 5월을 ‘선교의 달’로 잡고 우리가 후원하는 선교사님에게
주일 설교를 부탁했으므로 설교의 부담에서는 잠시 벗어나 있게 되었습니다.
주일 설교를 ‘부담’이라고 표현했지만, 저에게 이 부담은 영예요 기쁨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설교를 멈추고 물이 고이도록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씀은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샘물처럼 솟아나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휴가 중에 오늘 듣게 될 조수아김 선교사님의 설교 영상을 미리
보았습니다.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에 여러 가지 생각이 제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강하게 저를 사로잡은 것은 땅 끝까지
미치고자 하는 그분의 열정이었습니다. 그분은 사도행전 1장 8절(“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능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 끝에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의 말씀을 따라
선교를 넷으로 구분합니다.

“예루살렘”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전도하는 것을
의미하고(Mission 1), “온 유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한 선교를
가리키며(Mission 2), “사마리아”는 해외 도시 선교를 상징하고(Mission 3),
“땅 끝”은 해외에서도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를 의미하는
것(Mission 4)으로 해석합니다. 지금까지 전도와 선교는 주로 M1과 M2와
M3에 집중되었습니다. 아직도 이 세계에는 복음이 미치지 못한 지역과
부족이 많은데, 그들을 향한 선교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수아김 선교사님이 기니의 한 시골에 있는 작은 부족에게
찾아간 이유는 땅 끝까지 가라는 주님의 명령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삶과 사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마음에 큰 불편을
느꼈습니다. 그분의 헌신에 비하면 저는 너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부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마치 하나님의 부름을 피하여
다시스로 도피한 요나의 심정을 느꼈습니다. 저는 목사로서의 부름을 받고
응답하는 과정에서 “선교사로서의 부름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조수아김 선교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혹시나 그것이 핑계가 아니었는지
자문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어느 교회에서 유행시킨 “가라! 아니면 보내라!”는 구호가 생각
납니다. 이 구호가 진리의 일면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보내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선교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선교사를 지원하는 일조차 관심이 없는 이들에
비하면 물질과 기도로 지원하는 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가 가까이 그리고 먼 이웃에게
찾아가야 하고 마침내 땅 끝까지 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에
힘겹도록 감당 하고도 부족함을 느껴야 하는 것이 전도와 선교입니다.

부디, 이 무한책임의 부름에 신실하게 응답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