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1.05.02 가짜 뉴스와 음모론

지난 주 목요일 아침, 미주에서 목회하는 어느 후배 목사님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자신의 목회를 돕던 사역자가 “교회에서 백신의 영적
위험성을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회를 떠났다는 것입니다. 백신이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짐승의 표라면서 그것을 맞으면 사탄의 노예가 된다는
영적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음모론의 피해를
입은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면 좋겠느냐고 물어 오셨습니다.

하도 한심하여 이 이야기를 저의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여러 가지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사적으로 소식을 전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섬기는 교회의 중직 중에도 그렇게 확신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해
침묵하는 목회자들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분은 이
음모론을 믿는 사람을 붙들고 논쟁을 해 보았는데, 도무지 통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백인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이 음모론이 널리 퍼져
있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집단 면역에 이르려면
인구의 70% 이상이 접종해야 하는데, 이와 유사한 가짜 뉴스와 음모론으로
인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생각하는 중에 바울 사도에 관한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그가 예루살렘에서 체포 되었을 때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로마 총독에게
고발하면서 “이 자는 염병 같은 자”(행 24:5)라고 비난했습니다. 바울 사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다니는 것을 이렇게 비난한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구원의 복음을 전한 것으로 인해 이런 비난을 들었는데, 오늘 날
스스로 믿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염병 같은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송구스럽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자기들 좋을대로 믿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그
믿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전문가를 믿었고, 정부의 공식 발표를 신뢰 했으며, 과학적
연구 결과를 귀담아 들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공식 발표의 신뢰도가 추락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직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신뢰를 잃었으며, 과학적 연구 결과도 자주 당파적인
이해에 따라 달라졌기에 이제는 잘 믿지 않습니다. 선동가들과 음모론자들은
그러한 틈을 파고 들어 불신 풍조를 조장하고 마치 숨겨진 비밀을 자신만
아는 듯이 가짜 뉴스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여러
가지 SNS(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로 인해 가짜 뉴스와 음모론은 온
세상을 전염시키고 있습니다.

어릴 때 불렀던 찬송의 가사가 떠오릅니다. “네 눈이 보는 것 조심해.”
“네 귀가 듣는 것 조심해.” 요즈음 상황을 고려한다면, “네 손가락이 클릭하는
것을 조심해”라는 가사를 덧붙여야 하겠습니다.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눈과 귀를 내어 주지 말고, 그런 말들을 퍼나르지도
말기를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것에 현혹되면 가장 큰 피해는 나 자신이
입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로 인해 우리가 존귀와 영광을 돌려야 하는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 지기 때문입니다. 정말, 정말, 깨어 있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