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1.02.07 익숙해 진다는 것

‘적응력’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새로운 상황에 처할 때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을 맞추는 능력이 우리 몸과
마음에 주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몸과 마음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적응 속도와
범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적응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습니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물은 우리 몸에 주어진 적응력을 도와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상담가가 하는 일은 적응력을 상실한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적응력’을 다른 말로 하면 ‘익숙해짐’입니다.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적응하는 것입니다. 팬데믹이 시작된 초기에 우리의
몸과 마음은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육신의 질병과 마음의 질병을 겪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직장으로 출퇴근
하던 사람들은 집안에서 일하는 것에 적응해야 했고, 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지내 온 것이 벌써 한 해가 되어 갑니다. 하루 하루는
지내기 어려웠는데, 한 해는 빨리 지나간 느낌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점점 익숙해지고 적응되어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합니다. 저의 경우를 말하자면, 팬데믹이 시작된 초기에는 자주 잠에
방해를 받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줄어 들었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말하고 설교하는 것이 처음에는 ‘영혼이 빨리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수술을 앞 둔 교우에게 찾아가서 기도해
주지 못하는 것에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이제는 전화로 기도해 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지켜 보면서 한 편으로는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익숙해지는 능력은 양 날 가진 칼과
같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우리에게 유익하기도 하지만
해롭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상황에 너무 익숙해지면 우리의 몸과 정신과 영혼이 해를
입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익숙해 져야 하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노력하되,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을 깨우고
다잡아야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편안한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습니다. 편안한
것은 잠시는 좋지만 길어지면 마음과 몸은 무기력한 비만증에 빠지게
됩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남은 기간 동안 영적으로 더욱 깨어
있어야 할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