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12.13 세례 입교식을 준비하며

오늘 예배에서는 세례 및 입교 예식을 행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에
속한 자녀들 중 여섯 명(Esther Chon, Allie Jeong, Noah Joo, Ellie Kim,
Nicholas Yang, Ryan Yi)이 입교 예식을 행하게 됩니다. 영어로는
Confirmation(‘확인’)이라고 하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 받은
세례를 자신의 것으로 확인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말로 ‘입교’라고 부르는
이유는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으로 교회의 한 지체가 되는 전환점이기
때문입니다.

유아에 대한 세례는 고대 교회로부터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인간의 의지적 선택을 중시하는 교단에서는 반대 합니다. 복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들은 본인의 의지적 결단에 따라 베풀어지는 세례 만이 유효
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찬성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가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부모의 신앙에 근거하여 어릴 때부터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의지적 선택과 결단이 세례의 필수적 요소라고 주장한다면,
하나님의 구원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정신 지체아로 태어나 복음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의지적 결단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세례를 베풀 수가 없습니다. 또한 치매로 인해 의식이
망가진 사람도 구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들도
돌보는 사람들의 믿음과 사랑에 의지하여 세례를 베풀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믿음과 기도에 근거하여 어린 아이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은
더욱 가능한 일입니다.

유아 세례를 받은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할 나이가
되면, 교회에서는 기독교 복음에 대해 가르친 후에 부모가 대신 받은
세례를 자신의 것을 받아 들이겠느냐고 묻습니다. 그 질문에 ‘예’라고
답하면 교회는 입교 예식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하고 축복해 줍니다.
비유하자면, 유아 세례는 본인이 싸인하기 전까지 효력 정지 상태에 있는
계약서와 같습니다. 입교 예식은 그 영적 계약서에 본인의 손으로 싸인을
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유아 세례를 받은 아이가 자라면서
반항심이 들면 “부모님이 내 허락도 없이 세례를 받은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라고 불평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우리 시대에 이런 주장은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그 말이 옳다면, 아이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알아서 선택할 때까지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좋은 부모란 자신이 좋게 여기는 것들을 자녀들에게 주고 싶어
합니다. 유아 세례는 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하나님의 사랑을 어릴
때부터 받고 자라게 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러므로 어릴 때 세례 받았다는
사실은 ‘불평 거리’가 아니라 ‘감사 거리’입니다.

오늘 입교식에 참여한 모든 자녀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축복하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