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10.18 임시 변통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임시 방편으로 어려운 기간을 버틴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잇몸으로 음식을 씹는
기간이 길어지면 잇몸이 영영 복구할 수 없도록 망가질 수 있습니다. 임시
변통은 말 그대로 짧은 기간 동안에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대책입니다.

지난 3월에 팬데믹으로 인해 셧다운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 모두는
‘잠시 동안’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수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 해도 가을이 오기 전에 뭔가 대책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임시 변통으로 잠시만 버티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셧다운 상황은 7개월로 접어 들었고 언제 끝날지,
언제 과거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도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년 말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2022년까지 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임시 변통으로 목회에 임해 왔습니다. 대면 예배를 영상
예배로 대신 했고, 수요 예배를 줌으로 바꾸었습니다. 직접 만날 수 없어서
전화로 대신 안부를 여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교우들을 찾아 뵐 수가
없어서 전화로 대신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과 싸워야 했습니다. 셧다운 상황으로 인해 바깥
활동은 줄었지만 그로 인한 내적 스트레스는 더 커졌습니다. 그로 인해
지난 봄과 여름 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른 목회자들의 말을 들어 보니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이 기간 동안 영상과 관계된 기술적인 문제들 중 일부라도 제가
관리해야 했다면 저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 했을 것입니다. 그나마 제가
건강을 유지하고 있고 교회가 지금까지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적인 문제에 있어서 신실하게 자신의 책임을 다해 주는 교우들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음향: 이백호, 카메라: 김기원, 예배
준비: 조정호, 영상: 이유경, PPT: 정도균, 김애린, 웹싸이트: 장운식,
페이스북: 김성은)께 감사 드립니다.

9월에 접어 들면서 저는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8월
말에 두 주간 동안 휴식을 가진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제는 장기전이다. 임시변통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을 바꾸어
먹은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만큼
저는 스트레스에 더 심하게 시달릴 것이 분명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이제는 이 상황을 즐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교우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상황이 이토록 오래
지속될 줄은 아무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모두들 임시변통으로
때우셨을 것입니다. 이미 마음을 바꿔 먹고 이 상황에 적응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 먹고 언제 이 상황이
끝나더라도 상관 없도록 이 ‘뉴노멀’의 상황을 즐기도록 힘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이 기간을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