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9.20 Drive-In 성찬식 회고

지난 주일은 참 벅찬 날이었습니다. 거의 6개월만에 교우님들을 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요일까지 주일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막판에 예보가 바뀌었고, 주일 아침에 우리는 더 좋을 수 없는 가을 날씨를
즐겼습니다. 오전 일찍부터 여러 교우들께서 성찬식을 준비해 주셨고,
반갑게 교우들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을
가린 상태였지만, 눈과 눈을 마주 보고 나누는 인사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Drive-In 성찬을 하겠다는 광고를 접하고 ‘뭐, 그렇게까지 성찬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적지 않으셨던 것으로 압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로 지난 4월부터
Drive-In 성찬을 행하는 교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다시 모이면 그 때 해도 되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모일 날이 기약 없이 길어지고, 성찬의
은혜에 대한 갈급함이 쌓여갔습니다.

그러던 중에 교회 설립 기념일이 다가 왔습니다. 팬데믹의 상황에서
교회의 생일을 가장 의미 있게 보내는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서로 얼굴 본 지도 오래 되었고 성찬을 나눈 지도 오래 지났으니 Drive-In
성찬을 위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찬을 나누는 것에
더하여 떡을 나누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침체된 교우들의 마음에 작은 기쁨이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모두 118명의 교우들께서 참석해
주셨습니다. 차에서 방송으로 예배를 드리며 성찬을 나누는 것이
생소했지만 나름대로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성찬과 떡을 받으러 나올 때 사회적 거리가 지켜지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습니다만, 잠시 동안의 일이었습니다. 성찬식이 끝난 후에 이곳 저곳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또한 참석하지 못한
교우들을 위해 배달하는 손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뒷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 일을 위해 수고해 주신 예배 사역부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참석해 주신 교우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참석하고 싶지만 다른 분들에게
폐가 될까 싶어서 집에 머물러 계셨던 교우들께는 더 큰 감사를 드립니다.
성숙한 신앙은 다른 사람의 안위를 위해 나의 편의와 이익을 희생하는
것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날씨로 복을 더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지난 월요일에 모였던 임원회에서는 추수감사주일(11월 22일)과
성탄일(12월 25일)에 Drive-In 성찬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이기는
하지만 요즈음 버지니아 겨울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혹시 일기가 좋지 않으면 친교실이나 예배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한 분씩 예배당에 들어와 기도하고 성찬을 받아
가시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다음에 모일 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욱
철저히 지켜서 모두에게 안전한 모임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모든 교우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