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9.13 나의 교회 이야기

저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들을 꼽자면 첫 번째가
가정이고 두 번째가 교회입니다. ‘모태 신앙’이라는 말 그대로 저는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철이 들고 난 이후
지금까지 주일이면 항상 예배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 교회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안식처였고 놀이터였으며 배움터였습니다. 저의
인격과 성품 형성에 교회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회 설립 주간을 앞 둔 지난 주간에 ‘만일 내가 교회와 상관 없이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랬다면 나는
무엇에서 자존감을 찾았을 것이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을까?
아마도 세속적인 처세술을 따라 세상적인 성공을 위해 분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하여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면 그로 인해
교만해 졌을 것이고, 별로 이룬 것이 없었다면 찌그러진 자존감을
부여잡고 씨름 했을 것입니다.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했을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믿지 않았다면 제가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제가 모태 신앙인이었다는 것이 너무도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사춘기와 청년기를 지나면서 신앙적인
회의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모태 신앙인으로 태어난 것을
불리한 것으로 느꼈습니다. 백지 상태로 자라 제 스스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너무도 철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부터 하나님을
가까이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교회라는 따뜻한 품 안에서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은 저에게 더 없는 축복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한 지역에 따뜻하고 넉넉한 품을 가진 교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큰 축복입니다. 요즘처럼
교회가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몸 담은 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도록 헌신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내가 직접 전도하고 제자를 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나의 헌신으로 내 교회 안에 따뜻하고 넉넉한 품이 만들어진다면, 그
품에서 새로운 영혼이 잉태되고 태어나고 자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 설립 주일입니다. 2007년 9월에 매나싸스 St.
Thomas 교회에서 첫 예배를 드린 후 지금까지 13년 동안 우리 교회를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 때부터 교회를 위해 헌신해
주신 교우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 이후에 그리고 2016년에
와싱톤사귐의교회로 다시 출발한 이후에 우리 교회의 지체가 되어
헌신해 주시는 교우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부디, 우리 교회가 모든
교우들께 따뜻하고 넉넉한 품을 가진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더 많은 분들에게 그 품을 경험하게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헌신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