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9.06 Drive-In 성찬에 대해

이미 알려 드린 대로, 다음 주일은 교회 설립 13주년을 맞는 날로서,
오전 10시에 교회 주차장에서 Drive-In 성찬을 나눕니다. 성찬 제단은 교회
입구 정원에 설치될 것이며, 예식은 자동차 안에 앉은 채로 드립니다. 자동차
라디오를 FM 102에 맞추시면 집례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성찬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교회들은 가끔 성찬을 베풉니다. “예배는 곧 성찬”이라고
생각하는 천주교회와는 너무도 다른 전통입니다. 종교 개혁의 전통을 이어
받은 개신교회는 ‘성찬’보다 ‘말씀’을 더 중요하게 여겨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주교회는 강단 중앙에 성찬대를 두고, 개신교회는 강단 중앙에
설교단을 둡니다.

예배에서 말씀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성찬을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찬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하여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성찬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또한 십자가의
복음을 증언합니다. 연합감리교회 예배서는 “성찬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는 가시적 통로”라고 정의합니다. ‘말씀’은 마음으로
주님의 음성을 듣는 통로이고, 성찬은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통로입니다.

그런 까닭에 연합감리교회는 성찬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천주교회처럼
모일 때마다 성찬을 나누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성찬을 나눕니다.
성찬은 신학적으로도 중요합니다만, 체험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변화 받는 일도 많지만, 성찬을 통해 하나님의
신비를 경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임종의 자리에서 성찬을 베푸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백마디의 설교 보다는
성찬 한 쪽이 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우리는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5개월 동안 성찬 없이 지내 왔습니다.
육신적으로만 생각하면 그래도 별 상관 없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은혜의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지내 온
것입니다. 믿음으로 성찬을 받을 때,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보통의 빵조각과
포도즙은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설립 주간에 주차장에 모여 성찬을 나누려고 하는 것입니다. 성찬을 나누는
데 더하여, 축하 떡도 나누고, 그리웠던 교우들의 얼굴도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예배당이 아니라 야외에서 하는 이유는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
하려는 것입니다.

참석하지 못하는 교우들을 위해 성찬 빵과 포도즙 그리고 축하 떡을
배달해 달라고, 속장님들께 부탁 드렸습니다. 교우들이 모여 성찬을 나누고
나서 참석하지 못한 교우들에게 성찬 빵과 포도즙을 배달하는 것은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하는 교우들께서는 사랑으로 배달
된 성찬 빵과 포도즙을 받으셔서 식탁에 놓고 잠시 기도한 다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드시기 바랍니다. 교회에 모여 성찬을 나눌 때와는 다른,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팬데믹이 지속되는 동안 특별한 주일(추수감사주일, 성탄 축하 주일)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성찬을 나눌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 성찬을 통해
교우들에게 은혜 베푸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