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8.30 신앙과 정치

지난 두 주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 대회가 끝났습니다.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은 흥미로운 두 주간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정치에 관심
있다”는 말은 정치 문제에 상당한 정도의 관심을 두고 사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셈입니다. 정치는
곧 자신의 삶의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치 문제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사람마다 다를 뿐입니다.

정치 문제는 신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신앙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이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소중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두 정당과 두 대통령 후보 중에서 어느 편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에 가까운지를 엄밀하게 판단하여 투표해야 합니다.

투표를 통해 어떤 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선택의
대상이 되었던 입후보자들도 그렇지만 투표를 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절차를 따라 투표를 했으면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 선출되었다 해도 그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롬 13:1)는 바울의
말씀은 이런 의미입니다.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선출되어 권력이 주어졌으면,
그 사람이 자신의 직무를 행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믿는 이들은 권세를 가진 사람에게 ‘건설적인 비판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기준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믿는 사람도 자신의 철학을 따라 당원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정당도, 어떤 후보도 하나님의 정의에 완전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믿는 사람이 어떤 정당 혹은 어떤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면 그는 우상 숭배의 잘못에 빠진 것입니다. 믿는 사람에게 절대는
하나님 나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지지한 정당과 후보가 선택 받았다
해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기준에서 부족한 것 혹은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인들 앞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혹은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목사에게 적절한 처사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 있지만,
담임목사의 자리에서는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기준에
따라 정당과 권력자를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설교자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문제는 하나님 나라의 기준에서 정치 문제를 다루는 것과
설교자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 문제를 다룰 때 설교자는 그 둘 사이를 더 섬세하게 구분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교인들은 설교자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선전 하려는
의도가 아닌 한 그 말씀을 귀담아 듣도록 힘써야 합니다.

설교자는 ‘목회자’의 기능과 ‘예언자’의 기능을 겸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목회자의 기능은 위로하고 격려하고 다독이는 것이고, 예언자의 기능은
비판하고 책망하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현대 교회에서 예언자의 기능이 점점
퇴화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교회와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원인이
아닌가 싶어 깊이 반성하는 요즈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