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8.02 팬데믹의 어둠과 빛

빛에는 항상 그림자가 따라 다닙니다. 좋기만 한 일도 없고 나쁘기만
한 일도 없다는 뜻입니다. 좋은 일에도 나쁜 면은 있게 마련이고, 나쁜
일에도 어느 정도 좋은 면이 있습니다.

코비드-19 팬데믹은 아주 불행한 일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외로이 죽어간 사람들, 지독한
고통을 겪고 완치 되었으나 여러 가지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의료인들에게 이 팬데믹은
재앙 같은 일입니다. 또한 경제적인 타격을 입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과
셧다운으로 인해 심리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것은 큰
불행입니다. 그래서 속히 이 팬데믹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팬데믹의 어둠에도 빛이 있습니다. 어둠이 너무 크고
짙어서 그 빛이 잘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우선, 이 팬데믹으로 인해 무한히 훼손되어 온 자연이 잠시나마 숨 쉴
틈을 얻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레위기에 보면 칠 년마다 안식년을
지켜 땅을 쉬게 해 주라고 했는데, 사람들로 인해 북적대던 관광지들은
예정에도 없던 안식년을 맞고 있는 셈입니다. 자연은 그대로 두면 놀라운
속도로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복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지나고
나면 관광 명소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자동차의 배기 가스로 인한 이산화 탄소 배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은 것도 큰 유익입니다. 제가 들어 있는 자동차 보험
회사에서는 이례적으로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 보내 주었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교통 사고가 대폭 줄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수리 업종에
있는 분들과 개스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분들에게는 어려운 기간이었지만,
우리가 숨 쉬고 있는 환경에는 유익한 기간이 되었습니다.

가족 간에 깊은 정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것도 팬데믹의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가 바빠서 얼굴 볼 시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셧다운으로 인해 온 가족이 집안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을 귀한 선물로 받아
들이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일지 모릅니다.

팬데믹으로 집안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취미와
습관을 시작한 분들도 계십니다. 목공을 시작한 분들도 있고, 채소 가꾸는
일을 시작한 분들도 있습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한 분도 계시고,
수도쿠 같은 소소한 취미를 시작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것도 역시
팬데믹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요? 이 팬데믹 기간 동안 상실한
것들과 불편한 것들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팬데믹이 주는 유익을
찾아가면서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이 환난을
이기는 지혜 중 하나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