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0.03.15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심리적 사이 좁히기

요즈음 자주 듣는 말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만날 때 적당한 거리를 유지 하라는 뜻입니다. 꼭 필요한 모임이 아니면 집에 있는 것이 좋고, 만나야 한다면 안전 거리를 확보 하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1.5 미터 이상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키 정도만 떨어져서 대화하면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비상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는 장기적인 자가 격리 후에 이혼 소송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부부가 좁은 공간에서 오래도록 함께 지내다 보니 갈등이 심해진 것입니다. 홀로 사는 분들은 집안에 격리되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우울감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분들은 기본적으로 우울증 위험 요인을 가지고 살게 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그런 분들에게는 소외감이나 고립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어느 교우께서 “예배만 드리고 친교 없이 헤어지니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예수원’의 설립자이신 대천덕 신부님은 ‘교회’의 한자를 敎會(가르치는 모임)가 아니라 交會(사귀는 모임)로 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가르치는 모임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사귀는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로 모여 성도의 교제 없이 헤어진다는 것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허전한 것이지요.

하지만 사귐에는 한 자리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삶의 형편을 돌아 보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며 필요한 것을 서로 공급해 주는 것입니다. 예배 후에 음식을 나누며 친교하는 것은 그러한 깊은 사귐의 출발점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우리는 더욱 서로를 살피며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전화로, 카톡으로 혹은 이메일로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의 마음을 전함으로 사회적으로 만든 거리를 심리적으로 메워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예배에 나오지 않는 것은 예배를 중단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몸으로 함께 하지 못해도 ‘모이는 예배’는 계속됩니다. 몸으로 모이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영적으로 모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일 오후 2시에 교회 홈 페이지에 접속하셔서 영적인 공동 예배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다녀 오셔서 두 주간 동안 자가 격리 하신 교우께서 그러십니다. “두 주일 동안 우리 교회 예배 시간에 정장을 차려 입고 인터넷 설교를 통해 제대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말씀에 제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하나님께서도 그 마음을 기뻐 받으실 것입니다. 그런 정성으로 예배 드릴 때 바울 사도가 말한 “몸으로 드리는 산 제사”도 가능할 것입니다. 부디, 건강하게 이 기간을 지내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