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12.08 믿음과 차별

지난 주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교우의 아버님 장례식 때문에 1시간 반을 운전하여 다녀 왔습니다. 교우의 직계 가족이 소천한 경우, 교회에서는 조화를 보냅니다. 꽃집에 주문을 넣으니, 너무 멀어서 배달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제 차에 조화를 싣고 그 교회로 갔습니다.

교회 입구에 주차하고 꽃집 주인이 일러 준 대로 조화를 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조화를 거치대 위에 세우는 동안에 국화 꽃잎 몇 개가 카페트에 떨어졌습니다. 그곳에 있던 어떤 분이 그것을 보더니 꽃잎을 가리키며 “저거 주으세요”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저는 화환을 단단히 거치해 둔 후에 바닥에 앉아 떨어진 꽃잎들을 손으로 주워 코트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다 줍고 일어났더니 우리 교회 교우가 저를 보고는 “목사님, 이렇게 멀리 오셨어요?” 하면서 다가오십니다. 그 순간, 저에게 꽃잎을 주으라고 지시했던 그 사람이 움찔 놀라면서 난감해 하십니다. 예배가 끝난 후에 그분은 저에게 다가와 “왜 목사님이 꽃을 배달하고 그러세요?”라고 농을 던지셨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참 씁쓸했습니다. 제가 그런 대접을 받아서가 아닙니다.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는 그분의 태도 때문입니다. 꽃집 배달원은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단 말입니까? 왜 목사는 달리 대접 받아야 합니까?

믿음은 모든 사람에게 주신 하나님의 절대적 가치에 눈 뜬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도 불신앙이요, 어떤 사람을 낮추어 보고 무례하게 대하는 것도 불신앙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사람이라면 누구를 대하든 동일한 존경심으로 대해야 합니다. 특별히 사회적으로 무시 당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더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을 교회 안에서 먼저 실천하고 바깥 사회에서도 실천해야 합니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식당 직원들이 가져야 할 마음 가짐이지 손님들이 가져야 할 마음 가짐이 아닙니다. 손님들이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지니 식당에서 시중드는 분들을 종 부리듯 무례하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 다음에 음식 앞에서 고개 숙여 경건하게 기도한다면, 시중드는 분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실제로 한인 식당에서 일해 본 분들은 그런 일을 자주 겪는다고 합니다. 교인들일수록 더 까다롭고 더 무례한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인들이 식당에 몰려 오면 종업원들이 서로에게 미룬다고 하지요.

주님께서 최후의 심판에 대해 주신 ‘양과 염소의 비유’(마 25:31- 46)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회에서 무시 당하고 버림 받은 사람에게 행한 것이 바로 당신에게 행한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진실한 믿음으로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사회적으로 낮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신분에 있어서 불안한 사람들을 대할 때 더 조심하고 더 존경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의 실력입니다.

부디, 우리 교회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 교우들은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대하든지 최대의 존경심으로 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더욱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