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11.24 축제를 예배로

오는 28일은 미국의 전통 중 하나인 ‘추수감사일’입니다. 우리 식으로 하면 추석에 비할 수 있습니다. 미국 생활의 연조가 깊어질수록 한국의 전통적인 명절은 조금씩 의미를 잃어가고 미국식 명절은 점점 그 의미를 더해 갑니다. 이 주간에 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아 오고 갑니다. 그 모든 길이 안전 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만나는 모임 마다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은혜가 넘치기를 바랍니다.

저의 가정도 전통적으로 제사를 지내 오다가 3대 장손인 아버지께서 개종 하고 나서 명절 때마다 가정 예배를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삼촌들께서 반대도 하시고 훼방도 놓으셨는데, 몇 년 지나지 않아서 “형님이 결단 잘 하셨어. 제사보다 추도예배가 훨씬 나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 예배에서는 아버지께서 제사장의 역할을 담당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조상들의 은혜와 그분들이 남긴 교훈들을 전해 주시면서 자손들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4대 장손인 형님께서 그 역할을 이어 받으셨습니다.

우리 교우들의 가정에서도 추수감사일에 가정 예배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이미 해 오고 있는 가정도 있겠지만, 아직 해 보지 않았다면 아래와 같이 준비하여 예배를 드리기 바랍니다. 제가 경험해 보아 아는데, 중요한 날에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 드리는 것은 여러 가지로 아주 유익하고 귀한 전통입니다. 가정 예배 드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아래의 안내를 잘 읽어 보시고 준비하여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나중에는 참 잘 했다 싶을 것입니다.

•예배 인도자를 정합니다. 남편이 해도 좋고, 아내가 해도 좋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자녀 중에 한 사람이 인도해도 좋습니다.

•예배 드리기에 가장 좋은 시간을 정합니다. 가족 모두가 모이는 시간 그리고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예배 드릴 장소를 준비합니다. 중심 자리에 십자가를 세워 두고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촛불을 밝힙니다. 소천하신 조부모와 부모의 영정 사진을 그 곁에 세워 둡니다.

•가족 모두가 부를 찬송을 두세 개 골라 준비합니다. 자녀들이 함께 한다면 그들에게 익숙한 찬양을 찾습니다. 자녀들에게 찬송을 찾으라고 하면 더 좋습니다. 찬송 부를 때 Youtube에서 그 찬송을 찾아 반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로 기도할 사람을 정하고, 미리 기도를 준비하게 합니다. 기도문을 써서 읽도록 권합니다.

•함께 읽을 성경 본문을 정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성경 본문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것이 어려우면, 시편 145편부터 150편을 읽어 보십시오. 여섯 편의 시편은 모두 찬양과 감사를 위한 것입니다. 그 중 가족들에게 가장 공감이 갈만한 것을 하나 골라 읽습니다.

•성경을 읽고 한 사람이 길게 설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성경 말씀을 읽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준 다음, 지난 한 해를 돌아 보면서 각자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이 먼저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르치려 하거나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합니다. 자기 고백적으로 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냥 듣고 받아 줍니다. 말 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말 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의사 표현입니다. 그 선택을 존중해 줍니다.

•나눔이 끝나고 나면 인도자가 기도를 드립니다. 이 때 한 사람 한 사람을 축복하는 기도를 드리면 좋습니다. 가정 예배에서 인도자에게는 제사장의 역할과 권위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끝나고 나면 돌아가면서 허그를 하고 축복해 줍니다.

이렇게 준비하여 온 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 감사일 축제가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 수가 적다고 해서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날에 홀로 예배 드리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혹은 다른 교우들과 같이 예배 드리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감사일 가정 예배 순서는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조용한 기도(Silent Prayer)

찬송(Praise)

대표 기도(Prayer)

말씀 읽기(Scripture Reading)

나눔(Sharing)

찬송(Praise)

마침 기도(Closing Prayer)

사랑의 인사(Sharing of Peace and Love)

가정 예배로 인해 교우 여러분의 추수감사절 축제가 더 경건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에 저는 가족과 떨어져 시카고에서 ‘2030 컨퍼런스’를 인도하게 됩니다. 추수감사절에 갈 곳 없는 유학생들을 위한 수양회입니다. 저는 수요일 저녁, 목요일 저녁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설교로 섬깁니다. 저를 위해 그리고 그곳에 모일 청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