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11.10 신실한 길동무

어제 2019년도 구역회(Charge Conference)가 있었습니다. ‘구역’은 전임 목회자 한 사람에게 맡겨진 교회 혹은 교회들을 의미합니다. 연합감리교회에서는 구역회에서 한 해의 살림을 결산하고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구역회에서 결정한 주요한 사항들은 연말에 있을 타운홀 미팅에서 교우 여러분께 알릴 것입니다.

내년도 목회 계획을 구상 하는 중에 ‘하루 한 말씀’ 2020년도 진도표를 짰습니다. 올 해에는 구약과 신약을 번갈아 가며 짰는데, 내년에는 주로 구약성경을 읽도록 구성했습니다. 2018년도에 신약성경의 전권을 읽고 묵상했는데, 앞으로 구약성경의 전권을 읽고 묵상하게 될 것입니다. 이 진도 대로 따라 오신다면 2022년에는 신구약성경 전권을 다 읽게 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성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믿는 사람에게 있어서 성경은 평생의 길동무입니다. 길동무와의 동행이 행복하려면 그가 친근하게 느껴져야 합니다. 성경을 친근하게 느끼게 만드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가장 좋은 것은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 일을 돕기 위해 저는 작년부터 매일 해설과 묵상을 준비해 여러분과 나누고 있습니다.

매일의 말씀 묵상은 마치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께서 시험 받으실 때 인용하신 신명기 8장 3절은 “사람이 빵[밥]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육신은 밥심으로 살지만,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의 말씀의 힘으로 삽니다. 하루 세끼 밥 먹는 것이 때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이 없이는 육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키워갈 수 없습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때로 신기한 일을 경험합니다. 다른 사람이 정해 놓은 진도를 따라 가는 것인데, 마치 오늘 나를 위해 그 말씀을 정해 놓은 것 같이 그 날에 꼭 필요한 말씀을 만나는 겁니다. 그럴 때면 성령께서 내 삶의 길을 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외감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아무 감흥이나 감동이 없고 때로는 억지로 하게 되더라도 말씀의 끼니를 굶지 않습니다. 어느 때 어떤 방식으로 또 마음을 만져 주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매일 말씀을 대해야만 때로 부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다 보면 그 말씀이 내면에 쌓입니다. 때로는 벼락을 맞는 것처럼 한 마디 말씀에 무너지고 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는 이슬비에 옷 젖는 것처럼 혹은 솔가지에 눈이 쌓여 그 무게에 솔가지가 잘라지는 것처럼, 내면에 쌓인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우리가 먹는 그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그 말씀의 힘을 믿고 때로는 맛나게, 때로는 무덤덤히 또 때로는 꾸역꾸역 말씀을 먹어야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매일 말씀 묵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거나 소홀히 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오늘부터라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매일 이 일에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는 이유는 저 자신이 말씀의 맛과 능력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 주일에 한 번의 폭식으로 영적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매일 하늘로부터 부어 주시는 만나를 먹어야만 우리의 믿음이 자라고, 그 믿음이 진가를 발휘합니다. 교우 여러분의 신실한 동행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