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10.27 행복한 동행

눈 밝은 분들은 오늘 예배당에 들어오시면서 로비의 양쪽 벽면에 붙어 있는, 영어와 한글 그리고 스페인어로 된 안내문을 보셨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예배당 바깥 사인을 모두 세 언어로 바꾸더니, 이번에는 예배당 내부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이로써 어느 인종이 우리 교회를 방문해도 환영 받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내문을 바꾸는 것은 첫 단계에 불과합니다만, 이것은 Centreville UMC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요구하여 된 일이 아닙니다. CUMC 스탭과 임원들의 의식에 변화가 일어나서 생겨난 변화입니다. 작년에 CUMC 스탭 중 한 분이 이 안을 보여 주면서 한글 번역이 옳으냐고 물어 왔을 때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CUMC 스탭과 임원들이 우리의 존재에 대해 배려하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우리 건물을 당신들이 빌려 쓰는 것이다”라는 의식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건물은 당신들의 건물이기도 하다”는 의식이 표현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에 부임한 지 3년을 지나 4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그동안 CUMC 스탭과 임원들에게서 점진적이지만 분명한 태도 변화를 감지해 왔습니다. 작년에 1층 사무실을 같이 사용한 이후로 스탭들의 태도가 많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를 “붙어 사는 존재”처럼 여겼다면, 지금은 “함께 사는 식구”처럼 여기는 것을 느낍니다. 새로 온 스탭들은 먼저 와 있던 저를 주인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며 저는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CUMC를 정거장으로 여기지 않고 station church(정주하는 교회)로 정하기를 참 잘 했다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결정을 좋아하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이후로 두 교회의 관계를 변화시켜 오셨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긴 합니다만, CUMC가 우리 교회를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그들에게 짐이 아니라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 또한 감사합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욱 발전 하리라고 믿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CUMC 백인 교인들 사이에 아직도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 교인들 중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그분들과 섞이는 것을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두 회중 사이에 이렇다 할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거기까지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그분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고 또한 우리가 그분들에게서 받을 선물입니다. 인종 차별의 허물이 교회 안에서 극복되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서는 더욱 불가능한 일이 되겠지요.

이 점을 기억하시고 교우들께서는 교회를 오고 가면서 CUMC 교인들을 만날 때 따뜻하게 인사해 주시고 대화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회 시설을 사용할 때, 서로의 편의를 위해 지켜야 할 선을 정확히 지키고 배려해 주십시오. 이 예배당을 ‘우리 교회’라고 여기시고 애정으로 대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더욱 귀한 일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