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08.18 땅끝에서

안녕하십니까? 교우 여러분께서 이 글을 읽으실 때면 저는 단기 선교사역을 위해 남아공에 있을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 덜레스를 출발하여 화요일 저녁에 이곳 케이프 타운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만 18시간을 지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모두가 건강하게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하룻 밤을 자고 나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장용석/강준이 선교사께서 사역하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분은 학교 당국의 허락을 받아 자원하는 학생들을 방과 후에 모아 성경 공부와 함께 학업을 지도해 왔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분이 그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심없이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섬겨왔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금요일부터는 두 팀으로 나뉘어 사역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성인팀은 30가정의 선교사들을 위해 수양회를 섬기고, 청년팀은 두 선교사님이 지도해 온 학생들을 위해 수양회를 섬길 예정입니다. 저는 수양회를 막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꿈같은 시간을 보냈기에 이 수양회에서도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으로 믿습니다.

단기 선교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에 너무 짧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단기 선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씨앗을 뿌리고 가는 것입니다. 현지에 남아 계속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그 씨앗의 열매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단기 선교단은 현지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선교 현장에서 필요한 일을 섬기는 것 뿐입니다.

선교 현장에 나올 때마다 경험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무엇을 주겠다고 왔지만 실은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받습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이 모두 같은 고백을 나누었습니다. 뭔가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왔는데, 막상 와 보니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만남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한 영혼과 한 영혼의 만남의 자리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만, 우리 각자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사랑의 기억으로 남아
우리의 삶을 깊게 변화시킵니다.

이번 여정 중에 저는 남아공만의 인종 문제를 직접 보고 깊은 아픔을 느꼈습니다. 천국 다음이라 불릴 정도로 부유한 백인 구역, 그들 곁에 살면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먹고 살아가는 칼러(백인과 흑인의 혼혈인들) 그리고 흑인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타운십을 둘러 보면서 인간의 죄성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 아팠습니다. 두 선교사님이 사역하고 있는 타운십은 마치 전쟁 직후의 피난촌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환경 안에서 살면서도 맑고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는 그곳 학생들의 모습도 역시 우리에게는 기적과 같이 보였습니다.

이 세상 한 구석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아픔을 느낍니다. 미미하지만 이들을 위해 두 분의 선교사를 통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저희 모두가 건강하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남아공 선교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