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07.14 첫 사랑 그리고 마지막 사랑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실 때 저는 토론토 강림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제 나이 서른 둘에 첫 담임 목회를 시작한 곳입니다. 박사 과정 코스웍을 마치고 논문을 시작하면서 목회지를 찾았는데, 그 때 30명 정도의 감리교 신도들이 목회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일 주일의 절반을 목회에, 나머지 절반을 논문쓰는 일에 사용하면서 2년 남짓 그 교회를 섬겼습니다. 다행히도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빠르게 성장했고, 저는 첫 목회의 기쁨과 보람을 누렸습니다.

그렇게 밀월을 즐기던 중에 저는 한국의 신학대학으로부터 부름을 받았습니다. 당시로서는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당연히 부름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흥과
성장으로 인해 꿈에 부풀어 있던 교인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교우들께서 사정을 이해하시고 아프지만 기쁘게 저를 보내 주셨습니다.

제가 떠난 후에 교회는 여러 해 동안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모여 들었던 교인들 중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떠났습니다. 견디다 못해 교회를 대표하여 장로님 한 분이 한국으로 오셔서 다시
돌아와 달라고 사정을 하셨습니다. 학교 앞에서 무려 일곱 시간동안 저를 붙들고 놓아 주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교우들이 고통 당하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한 때 문을 닫을 것처럼 어려움을 겪던 교회는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작지만 단단한 믿음의 공동체로서 교회의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회를
섬기시는 목사님께서 2년 전에 30주년 집회에 와 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번에 섬기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들에게는 첫 목회지가 특별한 법입니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토론토를 향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특별한 은혜를 부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토론토강림교회는 저의 첫 목회지였고, 와싱톤사귐의교회는 저의 마지막 목회지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여러분께서 허락하시면, 저는 은퇴할 때까지 교회를 섬길 것입니다. 첫 목회지만큼이나 마지막 목회지도 특별합니다. 첫 목회지는 미숙하지만 열정을 쏟았기 때문이고, 마지막 목회지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마지막으로 제대로 해 보려고 몸부림 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첫 목회지에서 집회를 인도하며 저는 초심을 돌아 볼 것입니다. 앞으로의 남은 나날을 후회없이 채우기를 소망합니다. 교우 여러분도 그런 마음으로 이 거룩한 여정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