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06.30 신고합니다

지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버지니아 연회에서 저는 4년째 재파송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 교우들의 사랑으로 인해 3년을 기쁨으로 채웠고 또 일년 연장을 받았습니다.

연합감리교회에는 다른 교파에서 행하는 ‘위임제도’(담임목사의 종신 사역을 보장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목회자의 책임성(accountability)을 위해 매년 갱신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목회위원회는 매년 목회자의 사역을 평가하여 감독님에게 보고하고, 감독님은 그 보고를 기초로 하여 재파송을 할지 다른 곳으로 파송할지를 결정합니다. 7월 첫 주일은 미국의 모든 연합감리교회에서 담임목사의 파송 혹은 재파송을 환영하고 새로이 출발하는 날입니다.

연회에 참석하는 동안 저는 지난 3년 동안의 목회 여정을 돌아보았습니다. 처음 시작은 환난 중에도 끝까지 교회를 지킨 교우들과 함께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만일 교회 문을 닫는다면 내 손으로 닫을 각오였습니다. 남아 있는 소수의 교우들과 함께 착실히 교회를 세워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교회의 새로운 출발 소식을 듣고 사방에서 많은 교우들이 찾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무한성장에 대한 욕망을 내려 놓은 까닭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여러 배경의 교우들이 모여 들었기에 저는 그동안 ‘한 몸 이루기’에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교회는 우리의 몸처럼 한 분 주님을 머리로 하여 공동체로 연합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몸은 나름의 DNA를 가지고 있듯, 교회도 각각 독특한 성향과 성품과 기질로 형성됩니다. 지난 3년은 와싱톤사귐의교회의 DNA를 형성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몸에 통합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지체도 적지 않습니다.
그분들을 모두 품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 나름의 DNA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아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회 기간 중에 어느 목사님에게서 최근에 교회에서 겪은 어려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교회가 처음부터 좋은 DNA로 형성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많은 이민 교회들이 빨리 성장하기를 추구하면서 잘못된 DNA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음이 아니라 인간적인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교회는 분열의 DNA가, 어떤 교회는 파당의 DNA가, 어떤 교회는 정치의 DNA가, 또 어떤 교회는 협잡의 DNA가 지배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는 자문해 보았습니다. ‘우리 교회의 DNA는 어떤 것이 될까?’ 다행히도 지금껏 좋은 DNA가 형성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복음의 정신으로 빚어진 거룩한 DNA가 우리 안에 형성되어 오래도록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기간 동안 그 일을 위해 마음 다해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