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06.09 졸업을 축하합니다

지난 5월에는 대학교 졸업식이 있었고, 지난 주간에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이맘 때가 되면 CUMC에서는 예배당 입구에 졸업생들 사진을 게시해 둡니다. 사진 아래에는 졸업하는 학교와 진학하는 학교 이름을 써 놓습니다. 거기에는 상위권 대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대학교도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Community College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게시판을 볼 때마다 속으로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묻습니다. 제가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이민자들이 가지고 있는 학벌주의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은 상위권 대학에 가야만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녀가 상위권 대학교에 가면 자랑스러워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치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이민자들의 일반적인 경향인 것을 알기에 졸업하는 학생들의 진로를 소개하고 싶어도 주저합니다.

오래 전, 먼저 있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교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친구의 딸에게 “너, 어느 대학에 가니?”라고 물었습니다. 그 아이의 대답을 들은 그 교인은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아이고, 저런. 어쩌다 그랬어?”라고 응답했습니다. 소위 아이비 리그 대학교에 갈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 것입니다. 그 아이가 집에 돌아가 엉엉 울면서 부모님에게 말했고, 그 부모님은 이럴 수가 있느냐며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학벌주의와 일류주의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뭔가 심히 병들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CUMC 교인들에게도 그런 의식이 없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진학하는 학교의 수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우리 보다는 덜한 것 같습니다. 어떤 대학교에 진학하든 혹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수고한 것을 축하하고 그들 각자가 선택한 진로를 축복해 주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 비전 선언문에는 ‘일류주의를 경계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따라 일류 대학, 일류 직장 그리고 일류 제품만을 제일로 여기는 사고 방식을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대학교’는 상위권 학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수준에 맞고 경제적 여건에 맞는 학교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어느 학교를 들어갔든 “좋은 학교에 갔구나!”하고 축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학에 가지 않았어도 그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앞길을 축하해 주어야 합니다. 세속적인 기준으로 학교에 등급을 매기고 그것에 따라 성패를 판단하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 맞지 않는 사고 방식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CUMC처럼 졸업생의 출신학교와 진로에 대한 소개는 못 하더라도 졸업생 명단은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졸업생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 고등학교: 김재현(Ashton Kim), 안수빈(Suvin An), 전하영(Grace Chon)
  • 대학교: 김지연(Kristi Kim), 이경서(Jenny Lee), 조하나(Hanah Cho), 최진혁(Jimmy Choi), 한미진(Mijin Han)
  • 대학원: 김애린(Aeri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