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9.05.05 거룩한 오지랖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플로리다의 Fort Lauderdale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미 전역에서 모인 230여 목회자와 평신도 대표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며 공동 관심사를 두고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는 ‘위기’라는 단어였습니다. 위기라는 단어를 자주 거론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성’ 문제에 대한 연합감리교회의 분열 양상 때문입니다. 지난 2월 특별 총회에서 전통주의 플랜(결혼의 정의를 남녀의 결합으로 국한하고 성소수자의 목사 안수를 금지하는 입장)을 채택한 이후, 연합감리교회 내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진보진영에서는 교단 분리를 위해 논의하고 있고, 중도 그룹에서도 교단을 새롭게 재편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위기감의 원인은 한인교회의 급격한 쇠락 때문입니다. 이제는 한국으로부터의 이민이 거의 끊겼다고 보아야 합니다. 미국으로 이민 오는 사람들보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역이민이 더 많은 상태입니다. 그로 인해 대도시를 제외한 중소 도시의 한인 인구는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한인 교회들은 존폐를 두고 고민해야 할 정도로 교인들이 줄어 들기도 하고, 남아 있는 교인들이 고령화되어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교회들은 어떻게 진로를 찾아 나갈지 고민이 깊습니다.

저는 길어야 10년 정도 남았지만, 30대 혹은 40대 목회자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30년 혹은 40년 동안 목회를 해야 합니다. 그들의 미래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해졌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전과 달리 후배 목사님들에게 애틋한 정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헤어질 때는 악수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격한 허그로 위로를 전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피로감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내가 후배 목사님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들이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목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선 자리에서 제대로 목회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든든히 서서 거룩한 사역을 해 나가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격려요 희망입니다. 목회자들에게는 바라보고 배울만한 교회가 가장 큰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우리 교회를 위해 쏟는
기도와 사랑과 헌신은 우리 교회를 통해 다른 교회로 영향력을 퍼뜨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거시적인 안목으로 주님의 교회를 위해 헌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열악한 상황에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동안 목회자 학교와 멘토링 사역을 지속해 왔습니다. 과거에 목회자 학교를 통해 가르쳤던 후배 목사님들이 이번 총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아서 열심히 섬기는 것을 보면서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사람에게 쏟는 투자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시간을 두고 보면 필시 열매가 맺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가 내적인 안정을 이루고 있으니 후배 목회자들을 돕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사용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교회의 오지랖이 넓게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주님의 뜻이면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주님께서만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