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7.08 사랑 값

어떤 상품에 값을 매길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희소성입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일수록 값이 높아집니다. 보석이 값비싼 이유는 보석 자체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지만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지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구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값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물론, 저같은 사람에게 보석은 별 매력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보석에 대한 끌림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물건 혹은 어떤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또 다른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희소성은 객관적인 기준이지만, 사랑은 주관적인 기준입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혹은 누구인가를 사랑하면 그 사물 혹은 사람은 나에게 가치 있는 존재가 됩니다.

제 기도실 벽에 걸려 있는 나무 십자가를 팔려고 내놓으면 아무도 사 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거금을 준다 해도 내주고 싶지 않은 물건입니다. 그 십자가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서 자란 나무로 깎아 만든 특별한 십자가이기 때문입니다. 그 십자가가 나에게 귀한 이유는 그것에 대한 나의 애정 때문입니다. 제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기에 저를 아는 사람들도 그것을 귀하게 여깁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기독교 사상가 니콜라스 월터스토프는 그의 책 <사랑과 정의>(Justice in Love)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분석하면서,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창조주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하나의 이유 때문이라고 결론 짓습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하나님을 배제한 상태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고귀하고 존엄한 이유는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사랑 받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누구도 감히 우리의 존엄성을 해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인간을 사랑하십니까?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유발시킬만한 어떤 특징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속성에서 나옵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사랑 그 자체이시기에 우리에게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에게 무한대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우리 존재 자체는 사랑 받을 이유가 전혀 없지만 하나님의 속성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고 그로 인해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자신의 값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 쳤던 모든 노력을 내려 놓고 하나님 안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자신을 지탱해 주던 모든 자존심의 근거를 내려 놓고 하나님께 사랑받는 존재라는 한 가지 사실 위에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토대 위에 서게 됩니다.

그러므로 “위로 하나님”과 깊은 사귐에 힘써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무가치함에 눈 뜨고 그분의 사랑 안에서 우리 자신의 절대적 가치에 눈 뜨게 됩니다. 그러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