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5.13 오늘도 꿈을 꿉니다

모두 평안 하셨는지요?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16일 동안의 한국 방문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교회를 지켜 주신 목회자들과 교우 들께 감사 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숙소에서 지냈습니다. 버지니아 처럼 한국도 요며칠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빌딩 창문으로 비에 젖은 서울 시내를 멍하니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도로에는 차들이 달리고 보도에는 사람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망연히 내려다 보고 있는데, 문득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지난 60년 동안의 제 인생 여정이 영화 장면처럼 지나가면서 진정 꿈처럼느껴졌습니다.

“인생은 꿈과 같다”는 말은 불교적인 인생관에 가까운 표현입니다. 아무 것도 영원한 것이 없고 아무 것도 집착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꿈 꾸는 것 같다고 느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과는 정반대로 저는 영원한 것을 믿기에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을 꿈처럼 느꼈습니다. 또한 현실이 아니라고 느껴질만큼 인생과 세상에 신비한 차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60년의 시간을 살아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60년의 인생 여정에서 수 많은 고비와 위기와 환희의 순간을 지나 오늘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 또한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남겨진 나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게 될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두 가지 감정이 제 마음에 들어 찼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꿈을 주관해 오신 하나님께 더욱 저 자신을 맡기고 싶어졌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네 꿈을 펼쳐라!”고 노래했지만, 이제는 “주님의 꿈을 이루소서!”라고 노래해야 옳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루어가시는 거대한 꿈에 참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더욱 더 그분의 손길을 분별하고 그 손길에 맡기고 살아가고 싶어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꿈에 대한 거룩한 애정이 마음에서 솟아 올랐습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저의 꿈 이야기를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노력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제 꿈의 이야기들을 정해 놓으셨을 것입니다. 저에게 남겨진 과제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욱 아끼고 저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더욱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제 꿈이 다하는 날 미련없이 꿈에서 깨어나기를 소망합니다.

밤에 꾸는 꿈에서 깨어나면 현실로 돌아가듯, 인생의 꿈에서 깨어나면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제가 이 세상에서 꾼 꿈들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꿈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왜 나에게 이런 꿈이 주어졌는지 알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꿈의 주관자를 믿고 우리의 꿈을 꾸어가면 됩니다. 모든 꿈에는 다 의미가 있음을 믿고 그 꿈을 즐겨야 합니다.

이 한 번의 꿈을 꿀 수 있는 ‘억수로 큰 축복’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기쁨으로 하루를 받아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