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5.13 두 번째 보고

저는 한국 방문 2주일째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양가 부모님을 모두 찾아 뵈었습니다. 2년 전 방문 때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잊은 어머님이 너무도 연약한 모습을 보이셔서 마음 아팠는데, 이번에는 꽤 활발한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또한 제 어깨에 기대어 한 참 동안 주무시기도 하셨습니다. 의식은 망가졌지만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 시간이 무척 좋았습니다. 이제 90세가 되신 아버님께서는 아직 당신의 몸을 잘 건사하고 계신데, 곧 약해질 날이 올 것입니다. 처가 부모님도 작년에 어려운 고비를 넘기시고 이제는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제 나이 또래가 크든 작든 다 겪어야 하고 또한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다행이요 축복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초청해 주어 두 시간 동안 학생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목회자로서의 꿈을 품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저의 지나온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그리고 설교자로서 형성되어 오는 중에 제게 영향을 미친 분들, 책들 그리고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의 삶을 돌아 보고 또한 미래를 생각해 보도록 도왔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광주에서 젊은 목회자들을 만나 영성과 목회와 설교 사역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그들보다 조금 일찍 길을 떠난 사람으로서 지금 제가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이 그분들의 앞으로의 목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시차도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일로 쫓기던 중에 장일선 목사님의 소천 소식을 받았습니다. 몇몇 지병을 가지고 계시기는 했으나 이렇게 빨리 떠나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목사에게 있어서 가장 애타는 일은 사랑하는 교인의 장례식을 집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일정을 단축하여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사적인 일들은 포기한다 해도 다음 월요일에 예정된 또 하나의 컨퍼런스를 취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가족에게 장례식을 한 주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난 10년 동안 친구로 지내신 오광섭 목사님께서 집전해 주셔서 그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수고해 주신 모든 교우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짧은 시간 안에 네 분(김동섭, 최지온, 신금필, 장일선)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셔서 시니어 교우들께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시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특별히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일은 교회로서 가장 의미 깊은 날입니다. 세례와 입교 예식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아 세례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입교’(Confirmation) 예식을, 유아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세례’(Baptism) 예식을 행합니다. 4명의 Youth가 지난 10주 동안 대니정 목사님의 지도 하에 기독교 신앙의 주요 교리들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오는 주말에는 그 모든 교육 과정을 마무리 하면서 각자의 믿음을 확인하는 면담이 있을 것입니다. 이 예식과 함께 세례 갱신 예식도 행할 것입니다. 성찬을 받을 때처럼 강단 앞으로 나와 자신의 세례를 기억하고 믿음을 새롭게 하는 예식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배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새 생명을 감사하고 축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의미 있는 예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