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4.01 자율 신앙과 방임 신앙

우리는 지난 2월 21일부터 시작된 ‘사순절’(Lent)을 마치고 이제 ‘부활절기’(Eastertide)로 들어갑니다. 사순절을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저는 누가복음의 긴 본문과 매일 씨름하면서 지냈습니다. 중간에 묵상글의 분량을 절반 이상 줄이기로 결심했는데, 하다 보니 또 길어졌습니다. 매일 묵상글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분들을 생각하면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길어집니다. 4월부터는 출타도 잦고 사역도 많아지기에 지금과 같은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연초부터 사순절 기간 동안에 최선을 다했으니, 앞으로는 많이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사순절은 어떠했습니까? 스스로 자신을 지켜 영적으로 깨어 있기를 힘써 오셨습니까? 이번 사순절에 받은 특별한 은혜가 있었습니까?

우리 교회는 ‘자율 신앙’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순절 기간 중에도 마지막 한 주 외에는 교회에 모여 새벽기도회를 드리지 않았습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깊이 배어 있는 죄성은 ‘자율’의 의욕과 능력을 허물어 뜨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율 신앙’은 자칫 ‘방임 신앙’이 되어 버립니다. 그 위험을 방지하려다 보니 목회자들이 설교 시간을 잔소리로 채우고 진리를 찾는 구도자들은 교회에 실망하고 등집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성숙한 교회로 자라가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진지한 구도자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주일 성수, 십일조와 각종 헌금 생활, 매일 말씀 묵상, 성결하고 정직한 삶 그리고 생활 속에서의 전도와 선교는 신앙인의 기본입니다. 말하자면, 산수에서 구구단 혹은 일차방정식 같은 것입니다. 교회로 모여서 늘 구구단만 외우고 일차방정식만 풀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혹은 유도를 배우러 온 사람에게 언제까지나 낙법 연습만 시켜서야 되겠습니까? 탄탄한 기본기 위에서 더 높은 기술을 연마해야만 실력 있는 유도 선수가 되는 것처럼, 우리의 믿음도 탄탄한 기본기 위에서 성장해 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자율 신앙’을 위해 노력하십시다. 먼저 위에서 말한 신앙의 기본기를 탄탄히 합시다. 기본기를 무시하고 고차원의 실력만 배우려 하면 금새 바닥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교회 교우들은 대부분 기본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배웠고 또한 연습하셨습니다. 그러니 기본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부단히 훈련하시면서 교회로 함께 모일 때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기 위해 서로 배우고 섬기십시다. 그럴 때 사귐의 교회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 갈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사순절 기간 동안에 치열하게 영적 생활을 하다가 사순절이 지나면서 모든 것을 내려 놓는 잘못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이 사순절 전통을 버리자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사순절을 지나는 것은 영적 추구를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가 ‘부활절기’와 ‘성령강림절기’에 개인적으로 그리고 교회적으로 성숙을 향해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Happy E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