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3.11 성품의 공동체

얼마 전, 워싱턴교회협의회에서 주최하는 ‘미래 교회를 위한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주제는 ‘목회자의 윤리’였는데, 저는 ‘성품의 공동체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발표를 했습니다. 이 발제에서 저는 교회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우리 속담에 “소문 듣고 왔다가 꼴 보고 도망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가 아무리 열심히 복음을 전한다 해도 교회의 ‘꼴’이 복음을 닮지 않으면 헛된 일이 되어 버립니다. 따라서 목회자가 먼저 복음적인 성품을 키우도록 힘쓰고 교인들을 그렇게 양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처럼 매력을 발산하는 공동체로 변화될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임원수양회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우리 교회에서 저의 목회 여정을 마무리할 것입니다. 교회에서 저를 원치 않는다면 언제든 떠나겠지만, 교회에서 원한다면 이곳에서 은퇴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미래에 대한 저의 심정은 특별합니다. 제 목회 여정의 마지막이 될 우리 교회가 거룩한 성품의 공동체로 자라가는 것을 마음 깊이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그 일을 위해 저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께서도 그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성품의 공동체가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먼저, 복음의 능력으로 다시 빚어져서 십자가의 도를 살아내는 것이 교인 모두의 소망이요 목적이 된다는 뜻입니다. 교회로 모이는 사람들이 모두 같아 보이지만 실은 다양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모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상의 도움을 얻기 위해 오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 받고 싶어서 옵니다. 드물지만 금전적인 이익을 목적 삼고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 사이에서 가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합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교회에는 그런 목적을 가진 분들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 각자가 교회에 나오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새롭게 빚어지기를 힘쓰는 것 그래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자라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품의 공동체가 된다는 말은 교회로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실천하는 일들이 하나님의 성품을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교회로 모여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 복음이 드러나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최대한 존경하고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나를 낮추어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복음의 태도입니다. 그런 태도에서 십자가가 드러납니다. 또한 교회의 일 맡은 이들은 복음에 맞는 결정을 하도록 늘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살면서 습득힌 지식과 지혜가 아니라 복음의 지혜를 따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복음적인 결정은 자주 상식적이고 세속적인 기준과 원칙을 벗어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도 복음적인 결정에 합의하기에 때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정과 실천을 통해 교회는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동안에 우리 교회가 이러한 성품의 공동체로 자라간다면 제가 은퇴한 후에도 오래 두고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행하는 교회로 서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라면 저의 나머지 인생을 쏟아 붓기에 그리고 여러분의 시간과 물질과 생명을 바치기에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이 꿈으로 똘똘 뭉쳐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