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2.25 미국판 학생 의거

지난 주에 저를 설레게 한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보여 준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컬링 여자 대표 선수들은 보아도 보아도 또 보고싶을 만큼 예쁘고 대견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총기 문제에 대해 미국 고등학생들이 보여 준 궐기였습니다. 그동안에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그 때만 시끄럽고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희생 당한 Marjory Stoneman Douglas High School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들이 들고 일어서자 미국 전역에서 학생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지켜 보는데 “이것이 4.19 같은 미국판 학생 의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요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이런 일이 거듭 벌어지고 또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초점을 흐리는 발언이나 하고 있습니다. 전국총기협회(NRA) 대변인은 대중 앞에 나와서 자신들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에 얻은 유일한 소득은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나이 제한을 18세에서 21세로 올리자는 것뿐이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전쟁에서나 쓸만한 자동 소총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고, 탄약을 무제한으로 살 수 없게 하는 것인데, 나이 제한 규정만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조차도 말만 하다가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좀 다르리라는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는 고등학생들이 들고 일어섰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대통령도 그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고, 정치인들도 과거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친구를 잃은 청소년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할지를 저울질 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궐기한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할 수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보태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교회는 정치 현장을 늘 유심히 지켜 보면서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소리를 내야 합니다. 또한 미국의 총기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과 자녀들의 안전 문제입니다. 현대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정신병은 점점 심해지고 깊어지고 확산되는데, 전쟁에서나 쓰일만한 무기들을 이렇게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됩니다. 뉴스를 보니 3월 24일에 워싱턴 DC에서 대대적인 집회를 가진다고 합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집회에 힘을 실어 주면 좋겠습니다.

부디,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할 일을 찾아 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우리 각자를 위한 일인 동시에 우리의 자녀들을 위한 일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칼을 녹여 쟁기로 만드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