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8.02.11 장미인가 재인가? Rose or Ash?

지난 주일 오전 9시 30분에 저는 Centreville UMC 예배에 임원회장님과 같이 참석하여 우리의 헌금을 전달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이 교회에서 예배 드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좋은 동역자 관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마련한 헌금의 액수를 밝히자
CUMC 교인들은 ‘헉’ 소리가 들릴 정도로 놀랐고 약속한 듯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또한 CUMC 담임목사님과 임원회장님이 우리 교회 예배에 오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에는 우리 교우들의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정하는 과정도 어려웠고 결정 후에도 이런 저런 뒷말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참 잘 했다 싶고 또한 하나님의 신비한 역사라고 믿어지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결정이 우리 교회만이 아니라 한국 이민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이민자들에 대한 반대 정서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정서의 뿌리에는 “이민자들이 사회에 공헌하지는 않고 이익만 빼어 먹는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CUMC 교인들의 다수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우리의 결정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으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이민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놀랐을 것입니다. 또한 아무 조건 없이 오직 하나님만 생각하고 전부를 드리는 우리의 결정을 보고 믿음의 힘을 체험했을 것입니다. 주일 오후에
만난 어느 CUMC 교인이 저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This is a God’s-thing, isn’t it?”(이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 맞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무 조건 없이 한 일이지만 이번 일은 앞으로 CUMC와 우리 교회 사이의 관계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윌리엄 몽고메리 목사님의 부임 이후에 그 동안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매년 10회 정도 ROC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는데, 목사님의 부임 이후에 5회로 줄었습니다. 그것은 주로 목사님 혼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변화입니다. CUMC 대다수 교인들의 마음은 아직 그만큼 열려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CUMC의 생각있는 교인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을 것이고, 앞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이어질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은 성령께서만 허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역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올 해에는 두 세 번 정도 CUMC-KUMC 합동 예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 교회가 장소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고 만난 일은 없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있지만 한 하나님과 한 주님을 섬기고 있으니 한 자리에서 예배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에 ‘성회 수요일’(Ash Wednesday) 예배를 합동으로 드립니다. ‘성회 수요일’은 부활주일 이전의 40일 동안의 ‘사순절’(The Lent)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이 날은 몸에 재를 뿌리면서 회개하는 날이기에 ‘거룩한 재’라는 뜻으로 ‘성회
수요일’이라고 부릅니다. 영어와 한글을 함께 사용하여 이중 언어 예배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오시기 바랍니다. 혹은 이웃을 데리고 오시기 바랍니다. 타인종 친구를 데리고 오셔도 좋을 것입니다. 그 날은 공교롭게도 발렌타인 데이와 겹쳤습니다. ‘장미의 날’ 즉 사랑을 고백하고 확인하는 날에 우리는 모여서 ‘재의 날’을 지킵니다. 부디 올해 만큼은 장미가 아니라 재를
택하시기 바랍니다. 오셔서 하나님 안에서 또 한 번 인종의 장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