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7.11.19 설문지를 읽고


지난 주에 교우들이 작성하여 내신 설문지를 꼼꼼히 챙겨 읽었습니다. 이번에도 소수의 교우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만, 의견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마음에 담았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 교회를 통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소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신 교우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에 속하는 교우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침묵을 통해 어떤 뜻을 전하고 싶어 하는지를 살피도록 힘쓰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듯, 개인 개인이 낸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 개인의 의견 차가 있기 마련입니다. 설문지에서 제시된 의견 중에는 개인적인 취향에 속하는 사항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견의 경우 교인 다수가 바라는 것이라는 확인이 없는 한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교회는 개인의 취향보다 성서적인 진리가 더 중요한 곳입니다. 의견을 내신 분들께서는 그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런 의견을 가진 교우들도 있다는 사실을 참고하여 목회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또한 대형 교회에서 백화점 식으로 벌이는 사역을 우리 교회가 모두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대형 교회도 아니고, 내적인 조직과 제도을 정비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모든 사역들을 평신도 사역자들이 나누어 감당할 정도로 인적 자원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목회실에서는 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아직 전임 부목사님을 모실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용할 시간과 에너지는 정해져 있기에 꼭 필요한 일들에 집중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 저곳에 빈 공간이 많습니다. 그런 빈터를 보고 가장 답답해 할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하지만 저의 손이 둘 뿐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교회가 조금 더 성장하여 부목사님을 모신다면 상황이 많이 나아지겠지요.

저는 처음부터 중형 교회 모델을 염두에 두고 목회를 해 왔습니다. 지난 한 세대 동안 대형 교회가 모든 교회의 목표였습니다만, 대형 교회 의 여러가지 폐해를 경험하고는 교계의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건강한 중형 교회가 많아지는 것이 더 유익하겠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민 교회로 치면 3백명 정도가 중형입니다. 중형 교회 는 대형 교회처럼 사역을 백화점식으로 벌일 수 없습니다. 그 교회가 잘 할 수 있고 또한 그 지역 사회에 맞는 몇 가지 사역을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회의 방향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비어 있는 사역이 앞으로도 계속 비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여러분이 설문지에 적어 내신 의견을 다음 해 목회 계획에 최선을 다해 반영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교회의 비전과 현실을 감안하셔서 부족한 것 혹은 비어 있는 것을 견뎌 주시고 또한 그것을 채우기 위해 헌신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보통의 조직에서는 20퍼센트가 헌신하여 80퍼센트가 혜택을 본다고 하는데, 우리 교회는 헌신하는 일꾼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