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7.07.02 “내 몸은 내 것이 아닙니다”

지난 주간에 몇몇 교우들이 모여 2년 전에 하나님 부름을 받으신 교우님을 기억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홀로 되신 교우께서 준비 없이 맞은 홀로의 삶을 견디어 온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밤에 집에 들어 오는 것이었다고 하셨습니다. 텅 빈 집에 들어와 불을 켤 때마다 외로움이 압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출할 경우 어둡기 전에 서둘러 집에 돌아오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뭐하러 그렇게 일찍 들어가느냐?”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 교우께서는 “이젠 괜찮을 때도 되었는데 왜 아직도 이런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남편을 사별한지 20년 가까이 되어 가는 교우가 계셨습니다. 그분께서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십니다. “그게, 시간이 간다고, 나이가 든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처럼 사별한지 오래 된 사람도 가끔 사무치게 외롭고 그립습니다.” 병들어 누워 앓는다 해도 남편이 같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어느 책에선가 읽은 구절이 생각납니다. “상실의 아픔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 지는 것이다.”

얼마 전에 어느 교수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제자가 결혼 주례를 부탁하기에 몇 번 만나서 결혼 준비 상담을 했습니다. 마지막 날, 결혼식 순서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치고 교수님은 신랑에게 “기분이 어떤가?”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신랑은 “매우 두렵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뭐가 그리 두려운가?”라고 물으니, 신랑은 “주변에서 이혼 혹은 사별로 인해 결혼이 일찍 끝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우리의 결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교수님이 “모든 결혼은 결국 끝나게 되어 있네. 이혼으로 인해 일찍 끝나기도 하고, 사별로 인해 끝나기도 하지. 하지만 아프지 않은 이별은 없다네. 그러니 미래에 있을 이별의 아픔 때문에 지금 누릴 행복을 망치지 말게.”

인생은 더불어 살게 지어졌습니다. 언젠가는 이별하게 되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서로 부둥켜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건강과 생명이 저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 저 자신에게는 더 유익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남은 인생을 홀로 살아야 하는 제 아내에게는 큰 아픔일 것입니다.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지만, 할 수 있는대로 오래도록 옆에 남아 주는 것이 제가 아내에게 해 줄 가장 큰 섬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만이 아니라 제 아이들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제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제 몸이 이제는 저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여름, 모두 건강하게 사십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