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7.03.12 조국을 위한 기도

우리 시간으로 지난 목요일 오후 9시에 대통령 탄핵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발표 되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되고 헌법재판소에서 92일 동안 심의한 결과 탄핵 인용 결정이 발표 되었습니다. 이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4년 13일만에 대통령직에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 탄핵에 관한 규정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마련해 놓은 헌법 규정입니다. 그런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규정입니다. 그렇게 보면, 임기가 일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예외적 규정을 따라 불명예스럽게 퇴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불행하고,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던 우리 나라도 불행합니다. 또한 이 문제로 인해 깊이 갈라진 국민 감정을 생각해도 참 불행합니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탄핵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깨끗이 순복할지, 분노하여 탄핵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마음을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상식과 순리와 질서가 회복될지, 갈라진 국론과 국민 감정을 누가 어떻게 치유할지, 정치인들이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 판단하고 결정할지 그리고 앞으로 선출될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의 지도력을 발휘하여 ‘광장의 정치’가 일상화되지 않게 만들 수 있을지, 변수는 많고 셈은 복잡합니다.

이런 때에 조국을 떠나 사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기도입니다. 불명예스럽게 퇴임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는 참 불쌍해 보입니다. 이런 충격과 혼란을 홀로 감당해 낼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가족사입니다. 부모는 모두 흉탄에 갔고, 세 남매는 원수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분별과 판단과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물러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은 밀려나는 사람이 하기에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에게 필요하다 싶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역사를 두려워하고 백성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왔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골의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갈라진 국민 감정을 위해 기도하십시다. 먼저 우리부터 시작 하십시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겸손하십시다. 자신의 것과 다른 정치적 입장에 너그러워 지십시다. 분열을 조장하거나 심화시키는 생각과 말은 일체 거부하십시다. 이런 때일수록 감정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도록 노력하십시다. 그런 노력이 있을 때에만 조국을 위한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께 들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