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7.03.05 먼저 걸으면 길이 됩니다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아틀란타에서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인도하고 돌아왔습니다. 목회자 부부와 자녀 30가정이 참여했고 홀로 참석한 목회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합하여 9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부부 관계를 점검하고 회복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감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특별히 사모님들이 큰 위로를 받는 것을 보고 마음 깊이 감사했습니다. 목회자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사모의 존재는 늘 무시 되곤 했기 때문입니다. 모처럼 아이에게서 해방되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 그분들에겐 큰 위로였습니다.

교회를 옮기고 나서 처음으로 후배 목사님들을 만나는 자리여서 저에게도 이번 컨퍼런스는 특별했습니다. 큰 교회에서의 사역을 내려 놓고 개척지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려운 현실에서 목회하는 분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의 마음과 태도에도 변화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 같은 혹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것 같은 느낌이 제게 있었습니다. 후배들은 저를 멀리 있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옆으로 가까이 다가온 선배로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야 멘토링을 제대로 할 자격을 얻은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교우들과 함께 참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분들은 큰 용기를 얻는 것 같았습니다. 무한 성장이 아니라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 외적 성장을 위해 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길을 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교회의 여러 가지 관행들을 포기하고 천천히 가기로 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는 것 같았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분투하면서 “이래도 되나?” 혹은 “이래야 하나?”라는 의문에 시달렸는데, 저와 우리 교회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그러지 않아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대형교회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작은 교회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후배들에게는 큰 격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를 마치고 돌아오는 제 마음에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저를 이런 자리에 세워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이런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시는 교우들께 깊이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른 하나는 거룩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우선 저 자신에 대한 책임입니다. 제가 바로 서고 바로 걸어야만 합니다. 또한 우리 교회에 대한 책임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후배 목사님들에게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라는 희망과 용기의 근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후배 목사님들에 대한 책임입니다. 저 자신도 부족함이 많지만 할 수 있는대로 그들을 돕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소망을 저 혼자서 이룰 수는 없습니다. 교우들의 기도와 이해와 참여가 있을 때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각자가 바른 믿음 위에 서도록 힘쓰는 것이며 또한 우리 모두가 합하여 거룩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되며 또한 길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부름을 따라 가십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