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7.02.05 아름다운 섬김

지난 주에 제가 섬겼던 교회의 어느 여자 장로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항상 부드러운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시고 조용조용 말씀하시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시는 분입니다. 그 교회를 섬기는 동안에 제가 심정적으로 크게 의지했던 분이고 또한 깊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입니다.

오래 전, 그분이 어느 권사님에게 심방을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따라가 보니 허름한 노인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 권사님을 찾아 가셨습니다. 너무나 연로 하셔서 예배에 나오지 못하시고 방안에 갇혀 사셨습니다. 장로님은 그분이 좋아하실 음식 몇 가지를 싸가지고 가셔서 함께 점심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찬송 몇 장을 함께 부르면서 예배도 드렸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 장로님은 “권사님, 빨래 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권사님은 비닐 봉지에 싸서 소파 아래에 감추어 두었던 속옷을 꺼내 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대소변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더러워진 속옷을 비닐 봉지에 넣어 두셨다가 장로님이 오시면 내어 주신 것입니다. 자식에게도 내어 주기 부끄럽고 간병인에게도 주기 거북한 사정을 아시고 장로님이 자청한 것입니다. 그분에게 장로님은 그 정도로 의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장로님은 같이 가신 권사님에게 “잠깐 얘기 나누고 계세요”라고 말하고는 화장실에 들어가 손으로 빨래를 하셨습니다. 얼마 후에 화장실에서 나오신 장로님은 “권사님, 속옷을 다 빨아서 걸어 놓았으니, 바짝 마르면 갈아 입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심방에 동행 하셨던 권사님은 그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사정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 장로님께서 어려운 교우들을 드러나지 않게 돌보신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하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분에게 더욱 고개가 숙여 졌습니다. 다른 사람의 더럽혀진 속옷을 손수 빠는 그분의 섬김도 놀랍지만,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것을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얻으신 그분의 영성과 인품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제가 아는 그분은 능히 그럴 분입니다.

목사를 부끄럽게 하는 성도들을 섬기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저의 목회를 통해 이런 성도들이 하나라도 생겨난다면 저는 성공한 목회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지요. 제가 먼저 그런 성도가 되어야 하지요. 제가 그렇게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의 목회를 통해 그런 성도가 나오겠습니까? 부디, 저와 우리 모두에게서 이런 아름다운 섬김이 더 풍성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