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6.08.07 빚지고 사는 인생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실 때면 저는 한국에 있을 것입니다. 저는 공항으로 향하기 전에 잠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10년 전, 어머니께서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을 겪으셨는데 다행히 신속한 조치를 하여 한 동안 건강하게 사셨습니다. 그런데 그 후유증으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 가시다가 이제는 아무도 못 알아 보십니다. 올해로 85세이신데, 육체적인 건강은 좋으나 이제는 당신만의 세계 안에서 살아가십니다. 2년 전에 아버님 사시는 동네 요양원에 모셨고, 아버님은 혼자 지내고 계십니다.

이민자들이 다 그렇듯이, 저도 어쩔 수 없이 불효자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다른 세 형제가 부모님을 잘 돌보고 있지만 제 몫은 따로 있는 법이지요. 요양원에 모신 후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여 매 년 방문을 계획했습니다. 한 해에 한 번 뵙는다 해도 앞으로 몇 번 더 뵐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저의 방문 계획을 알고 집회를 해 달라는 초청이 있어서 두 번의 집회를 인도하게 됩니다. 다 사양할 수 없어서 요청을 받아 들였는데, 집회가 우선이고 부모님 방문은 곁다리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우선, 이번 주말(11-13일)에는 높은뜻 정의교회(오대식 목사) 전교우 수양회를 인도합니다. 주일(14일)에는 일산신광감리교회(김인기 목사)에서 말씀을 전하는데, 몇 년 전에 센터빌 캠퍼스를 도왔던 박대준 목사님이 부목사로 시무하시는 곳입니다. 저희의 여정과 집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다고 해서 다 그렇게 하고 살지는 못합니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매 년 한 번이라도 한국에 나가 뵙고 오자’는 생각이 사치처럼 느껴집니다. 마음으로 부모님을 그리워하기만 할 뿐 몸으로 가지 못하는 모든 교우들에게 빚진 마음입니다. 부모님에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으러 가는 길이 교우들께 빚을 지는 일이 되어 버렸군요. 빚을 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오늘 예배를 인도해 주신 김명종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버지니아 연회에서 인종과 나이를 초월하여 널리 존경 받는 어른이십니다. 젊은 한인 목회자들이 롤모델로 삼고 따르는 분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예배를 통해 큰 은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