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16.07.03 꿈을 꿉니다


참, 마음이 이상합니다. 뭐라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거대한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내려 놓고 작은 공동체에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제 마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11년 동안 정 들었던 정갈한 집, 어머니의 따뜻한 품과 같던 예배당 그리고 사랑하고 존경하던 교우 들을 떠나는 것은 아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공동체의 운명이 저의 두 어깨에 지워져 있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불끈 힘이 솟아 나기도 했지만 책임감의 무게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떠나는 저의 마음이 한 편으로는 아프고 다른 한 편으로는 해방감을 느낍니다. 지난 수양회 주일 예배에 방문 하셨던 한 교우께서 “목사님이 아주 편해 보였습니다”라고 말씀 하셨다는데, 감출 수 없는 제 마음의 한 면입니다.

새로운 사역을 대하는 제 마음도 그렇습니다. 제 마음의 일부는 잔뜩 긴장해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그리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자기 방어적인 반응일 것입니다. 저의 결정을 두고 “그 나이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용기가 부럽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제게 용기가 있어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교회를 온전히 세우기 위해 헌신해 오신 교우 들을 향한 제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끌려” 나온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확신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 지금 눈 앞에 어른 거리는 교우들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이 일이 어찌될까?”라는 염려가 제 마음을 뚫고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 염려가 제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 잡지는 못합니다. 미래는 하나님의 영역이고 저의 미래는 하나님께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와싱톤사귐의교회가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되든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일이고, 저는 다만 지금 성도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마음에는 기쁨과 감사의 정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센터빌 캠퍼스 교우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제 마음은 충분히 기쁩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꿈이 제게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제 마음을 설레이게 만드는 꿈이 있습니다. 지난 11년 동안의 목회가 아름드리 나무를 잘 가꾸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목회는 새로운 땅에서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는 작은 나무를 키우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친 영혼들이 쉴 만한 그늘을 만들고 철따라 열매를 맺도록 잘 가꾸어 보고 싶은 꿈입니다. 이것은 저의 사적인 꿈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을 향한 하나님의 꿈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이 거룩한 꿈에 참여하고 헌신해 보시지 않겠습니까?